분류 전체보기21 마이너리티 리포트 (프리크라임, 예지자, 결말) 죄를 짓기도 전에 체포된다면, 그건 정의일까요 아니면 폭력일까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그 불편한 질문을 2002년에 이미 던졌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예능 프로그램에서 먼저 접했는데, 막상 영화 본편을 보고 나서 시스템의 논리가 생각보다 훨씬 허술하다는 걸 직접 확인하고 꽤 당황했습니다.프리크라임 시스템, 실제로 얼마나 완벽한가영화의 배경은 2054년 워싱턴 D.C.입니다. 이 도시에서는 프리크라임(Pre-Crime)이라는 시스템이 운용 중입니다. 여기서 프리크라임이란 살인이 발생하기 전에 범인을 미리 체포하는 예방적 치안 시스템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일어날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구금하는 구조입니다.이 시스템의 핵심은 세 명의 예지자(Precog)입니다. 예지자.. 2026. 7. 10.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프루스트 효과, 무의식, 기억) 솔직히 저는 오래전부터 기억력이 좋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게 꼭 좋은 일만은 아니라는 걸 이 영화를 보고 나서야 제대로 실감했습니다. 마들렌 한 조각으로 잠겨 있던 과거의 문이 열리는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이야기입니다.프루스트 효과, 냄새 한 줄기가 열어젖히는 기억의 문가족 모임이 있을 때마다 저는 어김없이 이야기꾼이 됩니다. "그때 거기서 네가 이런 말 했잖아"라고 하면 상대방이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그걸 아직도 기억해?" 하고 묻거든요. 그러면 저는 웃으면서 "저는 원래 그래요"라고 넘기는데, 솔직히 이게 축복인지 저주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좋은 기억만 남는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지우개로 싹 밀어버리고 싶은 기억들도 같이 딸려 오거든요. 그 기억 때문에 지금도.. 2026. 7. 9. 명탐정코난:베이커가의 망령 (시대선구, 가상현실, AI경고) 2002년 개봉 당시 일본 코난 극장판 사상 최고 흥행 수익을 6년간 유지한 작품이 있습니다. 저는 이 극장판을 처음 봤을 때 그냥 "재밌는 코난 게임 편"으로만 기억했는데, 어른이 되고 나서 다시 보고는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2002년 작품이 지금의 현실을 이미 경고하고 있었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거든요.2002년에 가상현실을 꺼낸 작품솔직히 저는 명탐정 코난을 계륵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워낙 에피소드가 길어지다 보니 질질 끌리는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거든요. 그런데 베이커가의 망령만큼은 예외입니다. 이 극장판은 구조 자체가 다릅니다.이 작품의 중심 소재는 코쿤(COCON)이라는 완전 몰입형 가상현실 게임입니다. 여기서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이란 헤드셋이나 캡슐 장치를 통해 .. 2026. 7. 7. 레인오버미 (PTSD, 9.11, 치유) 유치원 때였습니다. 저녁 6시쯤 좋아하는 만화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화면에 갑자기 뉴스 속보가 떴습니다. 비행기가 건물에 부딪혔다는 내용이었는데, 그때 저는 만화를 못 보게 될까 봐 속상하기만 했습니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날이 얼마나 큰 날이었는지 알게 됐고, 영화 레인오버미를 보면서 그 기억이 다시 떠올랐습니다.9.11 트라우마와 PTSD, 이 영화가 다루는 것레인오버미(Reign Over Me)는 2007년 마이크 바인더 감독이 연출한 드라마로, 9.11 테러로 가족 전부를 잃은 찰리 파인먼(아담 샌들러)과 그의 대학 시절 룸메이트였던 치과의사 앨런 존슨(돈 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코미디 이미지가 강한 아담 샌들러가 이렇게까지 무너진.. 2026. 7. 7. 레드슈즈 (외모지상주의, 첫인상, 외모 콤플렉스) 어릴 때 엄마 손에 이끌려 분홍 원피스에 구두까지 신고 유치원에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그날도 속으로 '왜 나는 하늘색 바지를 못 입는 걸까' 생각했습니다. 2019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를 보다가 그 장면이 왜인지 자꾸 떠올랐습니다. 외모를 둘러싼 이야기가 단순한 동화가 아니라, 지금 우리 이야기라는 걸 이 영화가 꽤 날카롭게 건드리거든요.외모지상주의, 영화는 어떻게 꼬집었을까혹시 거울을 보다가 "조금만 더 달랐으면" 하고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솔직히 꽤 자주 그런 생각을 합니다. 야식을 참고, 식사량이 조금 많다 싶으면 다음 날 굶어버리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꽤 극단적인 행동이었는데, 그게 당연하다고 느껴졌습니다.는 바로 이 지점을 정면으로 건드립니다. 백설공주 이야기를 바.. 2026. 7. 6. 라이어 라이어 (거짓말, 변호사, 솔직함) 거짓말을 못 하게 된다면 하루가 어떻게 무너지는지, 영화 는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저는 처음에 '하루 정도야 뭐 어때' 싶었는데, 보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우리가 하루에 얼마나 많은 거짓말에 기대며 사는지, 이 영화가 꽤 불편하게 찌릅니다.거짓말이 습관이 된 건 언제부터였을까솔직히 저도 거짓말을 안 해봤다고 말하면 그게 또 거짓말입니다. 제가 제일 많이 거짓말을 했던 대상은 엄마였습니다. 엄마가 불량식품을 극도로 싫어해서 용돈을 아예 안 주셨거든요. 그래서 준비물 가격을 실제보다 높게 불러 남는 돈으로 사탕을 사 먹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허술한 수법인데, 당시엔 꽤 진지하게 실행했습니다.나중에 알고 보니 언니랑 저는 한 살 차이에 같은 학교를 다녔으니, 엄마가 준비물 가격을 다 .. 2026. 7. 5.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