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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2023)리뷰 (삼부구성, 오해와이해, 재생)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은 동일한 사건을 세 개의 시점으로 반복하는 삼부구성(triptych narrative) 방식으로 설계된 영화입니다. 처음 봤을 때 저는 솔직히 중반부까지 이 영화가 뭘 말하려는 건지 전혀 몰랐습니다. 불편하고 이질적인 감각만 계속 남았는데, 나중에 그게 의도였다는 걸 알고 나서 한동안 멍했습니다.오해를 설계한 구조 — 왜 세 번 반복하는가이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1부에서 완전히 엄마인 사오리의 시선에 이입되었습니다. 선생님 호리는 뭔가 태평해 보였고, 학교 측은 제 식구 감싸기에만 급급한 것 같았습니다. 판에 박힌 사과 멘트를 반복하면서 진짜로 반성을 하고 있는 건지 의심이 갔습니다. 그 감정은 꽤 강했습니다.영화가 흘러가면서 저도 '의도에 넘어갔구나'라는 걸 ..

카테고리 없음 2026. 8. 31. 19:37
영화 4등 (체벌문화, 교육열, 수영선수)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체벌이 어느 정도는 훈육의 일부라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 을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흔들렸습니다. 1등만 인정받는 구조 안에서 아이의 몸에 새겨지는 멍자국을, 엄마는 알면서도 모른 척합니다. 그 장면이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체벌문화 — 때리면 강해진다는 믿음의 실체영화 속 수영 코치 광수는 과거 아시아 수영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과 신기록을 동시에 거머쥔 인물입니다. 타고난 신체 능력과 감각을 가졌지만, 훈련은 빠지고 술자리와 도박을 전전했던 전형적인 '재능형' 선수였죠. 그런 그가 16년이 지나 구민체육센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수영 강사가 되었을 때, 그는 자신이 받은 방식 그대로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체벌(體罰), 즉 신체적 고통을 훈..

카테고리 없음 2026. 8. 25. 21:02
고녀석 맛나겠다 (자아정체성, 변증법, 가족애)

남들과 다르다는 게 꼭 나쁜 걸까요? 육식공룡으로 태어났지만 초식공룡 무리 속에서 자란 하트의 이야기, 애니메이션 '고녀석 맛나겠다'는 그 질문을 정면으로 파고듭니다. 저는 이 작품을 보면서 어릴 적 제 경험이 자꾸 겹쳐 보였습니다. 남들과 다르다는 걸 처음 알았을 때의 그 서늘한 감각이 하트와 꽤 닮아 있었거든요.자아정체성 — 나는 대체 누구인가저는 어릴 때 또래보다 몸집이 꽤 큰 편이었습니다. 8개월 만에 태어났는데도 이미 여아 평균 체중이었으니, 사실 집 안에서는 그게 이상한 일인 줄도 몰랐습니다. 비교 대상이 언니뿐이었고, 언니도 저처럼 또래보다 컸으니까요. 그 착각이 깨진 건 친구들과 뛰어놀면서였습니다. 제가 살짝 밀었을 뿐인데 상대 아이가 넘어져 울음을 터뜨리는 걸 보고 나서야, 아, 내가 남..

카테고리 없음 2026. 8. 24. 20:09
굿 포츈(가브리엘, 신분교환, 삶의 무게)

솔직히 저는 키아누 리브스가 허당 천사 역할을 한다는 것 자체를 믿지 못했습니다. 매트릭스의 네오, 존 윅의 그 남자가 전등 문자 담당 천사라니. 그런데 영화를 보는 순간 그 의심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이 영화가 단순한 코미디가 아니라, 저처럼 한때 생계를 위해 몸을 갈아넣어 본 사람에게 꽤 깊이 박히는 이야기라는 것도 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가브리엘이라는 천사, 그리고 사소함의 역설영화 속 천사 가브리엘의 보직은 '전등 문자 담당'입니다. 여기서 전등 문자 담당이란 운전 중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들에게 경고 신호를 보내 사고를 막는 역할을 뜻합니다. 그리피스 언덕 위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며 오늘도 묵묵히 세 명의 목숨을 구한 가브리엘이지만, 정작 그 자신은 쓰나미 담당, 눈사태 담당, 음악 영감 담당 천..

카테고리 없음 2026. 8. 23. 19:07
겨울왕국 1편 리뷰 (디즈니 변화, 자매 서사, 진정한 사랑)

2013년 개봉한 겨울왕국은 디즈니 극장 애니메이션 흥행 1위였던 라이온 킹의 기록을 단숨에 갈아치운 작품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디즈니가 드디어 뭔가 달라졌구나" 싶었습니다. 남녀 간 로맨스가 중심이던 공식을 깨고 자매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웠는데, 한 살 위 언니가 있는 제게는 그 설정 자체가 남다르게 다가왔습니다.디즈니가 이 작품을 기점으로 달라진 것들겨울왕국 이전 디즈니 클래식들은 대부분 이성애 로맨스(heterosexual romance)를 중심 서사로 삼았습니다. 여기서 이성애 로맨스란 남녀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는 것이 플롯의 핵심 동력이 되는 구조를 말합니다. 신데렐라, 백설공주, 인어공주 모두 이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그런데 겨울왕국은 달랐습니다. 진정한 사랑의..

카테고리 없음 2026. 8. 17. 20:06
가디언즈 (잭 프로스트, 중심, 믿음)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겨울왕국 팬이라서 봤습니다. 잭 프로스트가 엘사 남친 후보 1위라는 말에 혹해서요.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잭보다 샌드맨이 더 인상적이었고, 영화가 던지는 질문 하나가 며칠째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당신의 중심은 뭔가요?" 그게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입니다.잭 프로스트가 300년 동안 혼자였던 이유2012년에 개봉한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는 산타클로스, 이빨 요정, 부활절 토끼, 샌드맨이라는 민간 신화 속 존재들이 팀을 이뤄 아이들을 지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핵심 개념이 바로 '가디언(Guardian)'인데, 단순히 수호자라는 뜻이 아니라 아이들이 믿음을 유지하는 한 존재할 수 있는 신화적 존재라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쉽게 말해, 아이들이 산타를 믿지 않으면 산타는 힘을 잃..

카테고리 없음 2026. 8. 12.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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